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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투어 =김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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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74회 작성일 24-11-1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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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김선오

 

 

    한 바퀴만 더...........

 

    점차로 작아지는 놀이터 곁을 걷는다. 한 바퀴만 더. 아니 두 바퀴만. 가로등 빛을 등지고 노는 아이가 둘이니까. 조용한 노래가 불린다. 스무 개의 손가락이 얽혀 만드는 그림자 점차로 커졌다 작아졌다 한다. 미끄럼틀 기둥 위로 쏟아지는 그림자들 굽어 있다. 그림자의 유연한 척추기둥 위에서 펄럭인다. 검은 새가 흩어지고 검은 개가 갈라지고 두 개의 뒤통수 맞붙었다 떨어지는 동안 점차로 작아지는 놀이터 곁을 걷는다. 아 한 바퀴만. 아니 반 바퀴만 더요. 놀이터가 사람만 해진다. 주먹만 해진다. 금세 동전만 해진 놀이터 안에 검고 작은 뒤통수 두 개. 뒤통수들이 만들어내는 그림자 동물 수천 마리 부서지고 사라진다. 고개를 들며 아파트 단지 벗어났네. 어느덧 눈부신 호수 앞이네. 솟아오르는 분수를 빛들이 사방에서 때리고 있다. 굽은 은화를 던진다. 이미 많은 동전이 그 속에 있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569 김선오 시집 세트장 35p

 

 

   얼띤 드립 한 잔

    시는 놀이터다. 이러한 놀이터를 선택한 이는 독자다. 시를 선택한 동시에 우리는 벌써 스무 개의 모양으로 두 개의 그림자로 마주 보고 서 있는 셈이다. 하나는 유연한 척추로 다른 하나는 굳은 물질로 꼿꼿하게 바라보고 있다. 꼿꼿하게 선 그림자는 동전처럼 자꾸 한 바퀴 두 바퀴 아니 반 바퀴만이라도 더 돌려주었으면 하고 유연한 척추는 단지 아파트를 빨리 벗어나고픈 마음뿐이다. 그러다가 주먹이 오고 뒤통수는 펑크가 났다. 눈부신 호수 앞에서 솟아오르는 분수는 죽음을 묘사한 듯 은화로 번진다. 은화, 물론 재질은 은인 동전이겠지만 은덕이 백성에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서는 후자다. 이 시에서 사용한 시어 놀이터, 가로등, 스무 개, 손가락, 그림자, 미끄럼틀, 기둥, 유연한 척추, 검은 새, 검은 개, 뒤통수, 주먹, 아파트, 호수, 분수, 은화 이 모두 상징성을 부여한 시어다.

    이 시를 읽고 언뜻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스친다. 아마 올해 들어 주식으로 돈을 벌겠다고 뛰어든 사람은 깡통 찬 이가 적지 않게 많을 것이다. 제대로 상승한 달이 불과 몇 달 되지 않으니까, 주위 들려오는 곡소리도 많다. 지난 금요일(11,16) 미국 시장 나스닥이 2.24로 대폭락했다. 문제는 우리나라 시장도 끝을 알 수 없는 진행이 계속되는 사항에 이미 한계점인 지난번 저점까지 내려온 사항이라는 거, 어느 전문가는 코스피 2,300선까지 내다보고 있다. 우리의 경제는 매번 똥줄만 탄다. 환율은 고공행진인 데다가 물가는 여전히 높다. 어디 한 군데 좋아 보이는 수치가 없다. 투자로 먹고산다는 건 참 꿈의 행로다. 놀이터, 분명 저 놀이터는 유연하기 짝이 없지만, 누가 올라타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지만, 여전히 뱀처럼 흐르고 굳은 것 뻣뻣한 두부만이 악어의 먹이처럼 던져진 냉혹한 시장에 과연 어느 쪽이든 은화로 진정 닿아서 좀 더 튼튼한 실체로 거듭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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