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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죽도록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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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13회 작성일 24-11-20 23:16

본문

죽도록

=이영광

 

 

    죽도록 공부해도 죽지 않는다,라는

    학원 광고를 붙이고 달려가는 시내버스

    죽도록 굶으면 죽고 죽도록 사랑해도 죽는데,

    죽도록 공부하면 정말 죽지 않을까

    죽도록 공부해본 인간이나

    죽도록 해야 할 공부 같은 건 세상에 없다

    저 광고는 결국,

    죽음만을 광고하고 있는 거다

    죽도록 공부하라는 건

    죽으라는 뜻이다

    죽도록 공부하는 아이들을 위해

    옥상과 욕조와 지하철이 큰 입을 벌리고 있질 않나

    공부란 활활 살기 위해 하는 것인데도

    자정이 훨씬 넘도록

    죽어가는 아이들을 실은 캄캄한 학원버스들이

    어둠속을 질주한다, 죽기 살기로

 

 

   창비시선 318 이영광 시집 아픈 천국 31p

 

 

   얼띤 드립 한 잔

    ‘죽도록이 죽도록粥圖錄처럼 읽히기도 한다. 이건 그냥 써 본 말이다. 죽도록 누가 보아주는 이는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아무도 없고 아무도 없는 것처럼 나는 스스로 시를 읽고 감상하며 죽도록 내 마음을 다진다. 이건 남이 보라 써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일과를 마친 진정 위대한 자와 불과 몇 안 되는 시간, 시간이라고 해봤자 짬이라 할 수 있는 틈새를 비집고 죽도록 모가 난, 이 껄끄러움을 깎는 일이다. 마치 죽음만이 다인 듯 죽도록 공부하라는 팻말까지 써 붙여 달려가는 시내버스처럼 아이는 삶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구우일모九牛一毛와 같은 생을 살지 않기 위해 끝끝내 붙잡고 있는 옥상과 욕조와 지하철을 끈끈하게 안착하고 또 씻고 닦고 문지르며 또 씻어 내리며 오로지 위로 위만 바라보며 걷는다. 옥상은 옥상屋上이겠지만 옥상玉相과 같다. 구슬 옥에 서로 상이다. 구체를 돌려가며 돌려보며 오가는 마음을 상징한다. 욕조는 욕조浴槽겠지만 씻는() 마음이자 바라는() 마음이며 그 마음을 고르게(調) 살피는 것까지 함축한 시어다. 지하철은 종이()에 물 흐르듯이() 가는 굳음() 마음을 상징한다. 모두 한자에서 비롯한 자에 근거를 둔다. 저정이 훨씬 넘도록 죽어가는 아이들, 시내버스는 어둠 속을 질주한다. 죽기 살기로, 흐으 수능이 며칠 전에 끝났다. 예전 같으면 찬 바람이 꽤 불고 귀 얼얼했는데 아직도 가을처럼 바람은 그리 차지가 않다. 지구의 온난화가 여기까지 밀려온다. 누가 또 읽고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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