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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버섯 =조성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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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22회 작성일 24-12-01 20:55

본문

흰 버섯

=조성래

 

 

화장실 문턱에 흰 버섯이 피었다

 

나흘 동안 가족 누구도

이 버섯에 손대지 않게 한

힘은 무엇일까

 

집에 어린 화분이 많은 사람은

얼마나 세심하게

사랑을 절약하는가

 

어머니 가끔

유적인 듯

내 방에 오신다

 

(내가 나의

사형을 집행하기 위해

열고 나간 적이 있는 그 문으로)

 

 

   타이피스트 시인선 003 조성래 시집 천국어 사전 39p

 

   얼띤 드립 한 잔

    생선은 늘 신선하다. 다만 날 떠나기 싫어 죽은 체할 뿐이다. 죽은 체하는 저 생선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한다. 종이, 그래 종이를 가져와? 가만히 생각하면 흰 버섯만큼 야한 시어도 없다. 버섯과 가족의 공통점은 뭐라 생각하나? 그야말로 종이다. 하나는 맹하고 무지, 아니지 아니야 순수 혹은 무 털털한 깔끔 미를 자랑한다. 다른 하나는 지저분하다고 하기에는 그 속뜻에 배려가 없는 것이겠고 그래도 마음을 보살피며 가까이하는 것은 가족이라는 것도 생각이 들지만, 돈이 많이 드는 것은 사실인 듯하다. 사랑을 절약한다는 말, 그만큼 무관심이다. 등만 보이고 앉은 저 수많은 시집은 항시 나만 바라보고 있다. 어서 등 좀 두드려줘 까치야.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내 마음에 와서 앉았다가 가는 건 그래도 어머니 한 분뿐이라는 것도 어머니처럼 마음을 불러오는 것도 저 등 때문이다. 어머니와 함께 마음을 정리하고 그 마음을 유폐幽閉할 때 사형은 집행한 것이나 다름이 없고 그 시체를 모아둔 현장은 화장실이나 다름이 없겠다. 에구 시인들아 좀 버섯, 벗어 봐라. 종이는 나흘 동안 무 털털하게 있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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