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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백조 =박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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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96회 작성일 24-12-10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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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

=박상식

 

 

    느린 노래가 끊어지면 구식 스피커는 먼 나라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탁자 위엔 커피 얼룩이 밴 편지들이 종이배로 접혀 있었다 전기스토브 곁에서 여자는 스커트를 입었다 벗었고 추운 종아리의 살빛이 얼음처럼 반짝였던 날, 내가 열람한 기록에서 지워질 이름들을 헤아려보았다 흐릿하게 번져가는 꿈속에서 아직도 잠들어 있는 따뜻한 뿌리와 새 모양의 피리를 부는 소년, 여자는 나지막이 말없는 노래를 그려나갔다 떠돌이 옷장수가 목도리를 두르고 떠나간 문, 조용히 멎어 있는 꿈의 바깥에는 늙은 개가 물고 가던 흰 뼈.

 

 

   문학동네포에지 010 박상수 시집 후르츠 캔디 버스 38p

 

   얼띤 드립 한 잔

    여기서 백조는 고니를 뜻하는 백조白鳥가 아니라 맏 백에 조상 조로 보는 것이 좋겠다. 아니 그렇게 보는 것으로 한다. 시라는 영역에서 읽고 있으니까! 느린 노래가 끊어지면 구식 스피커는 먼 나라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느린 노래가 살아 움직이는 표현이라면 구식 스피커는 굳은 물체다. 두 개체가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읽을 수 있다. 뭐가 뭐면 뭐가 있었다는 문장이니까. 탁자 위엔 커피 얼룩이 밴 편지들이 종이배로 접혀 있었다. 탁자에서 시의 고체성을 표현했다면 그 위 커피 얼룩은 검정을 상징하고 이 검정을 종이배로 치환하였기에 어딘가 움직일 수 있는 기동성까지 지닌 셈이다. 전기스토브 곁에서 여자는 스커트를 입었다 벗었다. 전기스토브가 딱딱한 물체이기는 하지만 열을 전달할 수 있는 기능을 얘기하였다면 여자는 자를 상징하며 그 자를 썼다가 지웠다가 동작은 치마(스커트)를 다루는 것이 된다. 치마는 치마가 아니라, 말을 다스리(治馬)는 쪽으로 읽어야겠다. 추운 종아리의 살빛이 얼음처럼 반짝였던 날, 시적 주최 측에서 보면 종아리 따를 좇을 종에 나 아의 이치. 내가 열람한 기록에서 지워질 이름들을 헤아려보았다. 그간 기억할만한 많은 여자가 지나갔다. 흐릿하게 번져간다. 꿈속에서 아직도 잠들어 있는 따뜻한 뿌리와 새 모양의 피리를 부는 소년, 여전히 생각나는 기억과 새 모양의 피리를 부는 소년여기서 새는 틈새를 상징하며 피리는 즐길 수 있는 도구 같은 것으로 나누거나 쪼개는 피에 속 리. 여자는 나지막이 말 없는 노래를 그려나갔다. 흐릿한 기억 한 자락이 골목을 덮고 떠돌이 옷 장수가 목도리를 두르고 떠나간 문, 옷은 피복 지를 상징했다면 장수는 장수왕이 언뜻 떠오르기도 하지만 그만큼 수명이 길어 오래간다. 목도리 눈 목에 길 도에 이치일까! 조용히 멎어 있는 꿈의 바깥에는 늙은 개가 물고 가던 흰 뼈. 오늘 같은 참사가 있을 줄은 몰랐을 것이다. 흰 뼈 하나 물고 종일 핥고 있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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