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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밤배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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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5회 작성일 24-12-13 20:55

본문

밤배

=이승희

 

 

잠의 뒤꼍으로

꽃이 피듯 배가 밀려왔다

나의 등을 가만히 밀어왔다

죽은 이의 편지 같아서

슬프고 따뜻해서

그렇게 배에 올랐다

배는 공중에 떠서

시작과 끝이 없는 이야기처럼 흘러갔다

눈이 내리듯 천천히 흘렀다

가는 것이 꼭 돌아오는 것 같았다

 

   문학동네시인선 217 이승희 시집 작약은 물속에서 더 환하게 040p

 

   얼띤 드립 한 잔

    이 시를 읽고 머리가 갑자기 띵했다. 내가 죽은 사람인 거처럼 느꼈다. 지금 주어진 삶이 마치 한 경계 너머서 꿈꾸고 있는 거처럼 느꼈다. 사실 죽은 삶과 별다를 것도 없다. 늘 주어진 일상에서 조금도 깨달음이 없는 반복적인 일에 여유라고는 눈곱만치도 없다. 그렇게 꿈을 꾸고 있는 삶에서 언제나 주어진 건 하얀 백지 같은 그런 날만 연속이었다. 이것이 어느 철학자가 말한 죽은 자가 그토록 바랬던 하루였을까! 오늘도 그 배에 올라앉아 분명한 목적지 하나 없이 표류하고 있다. 시작과 끝이 없는 이야기처럼 아니 시작은 있었지만, 끝은 알 수 없는 망망대해茫茫大海

    떠 있는 쪽배 같아서 외롭고 쓸쓸하고 고독한 집에 묶여 있는 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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