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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의 배 =박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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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42회 작성일 25-01-10 21:54

본문

요나의 배

=박라연

 

 

    한 시절 너의 배는 꽃밭이었는데

 

    철퍼덕 엎어진 양푼 속 반죽처럼

    툭 건드리면 흘러내릴 듯 위태롭다

    머리부터 반죽이 말라가는데

    너는 여기까지야! 풍랑은 여전히 독설뿐인데

 

    배 안의 열정은 여전히 불룩해서

    물고기 창자 속으로 뛰어 들어갔던 것

 

    더러운 창자 속이면 어떠냐

    새끼들이 팔 딱 팔 딱 숨 쉬는데 무엇으로

    연명했느냐고 물었을 때

 

    누군가의 밥으로 익어가는 힘 그것이었다고

    대답했던 것

 

    사랑을 모르는 배는 꽃이 자라는

    배가 못 되나니!

 

    문학과지성 시인선 577 박라연 시집 아무것도 안 하는 애인 27p

 

    얼띤 드립 한 잔

    사람이 능력이 없으면 세상은 꽃밭이 아니라 지옥이다. 국민의 힘이 어떻든 민주가 그 힘을 억눌러 면죄부를 찍든 관심 밖이다. 오로지 배 타는 기술만이 남은 인생을 온전히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이 배는 풍랑에 기우는 족족 물에 흠뻑 담가 주었다. 이제는 비대할 것 없는 몸피라지만 이것도 껍데기라는 탈이 있으므로 마르는 데 피할 길은 없을 것이다. 그나저나 풍랑은 여전히 독설일까! 세상에 함 물어나 본다. 어처구니가 없는 것도 그 풍랑에 진정한 참 맛을 덜 봤다는 것, 어쩌면 그렇게 속 시원히 비우며 사는 물고기의 밥, 사랑도 넘치면 죽음으로 간다. 죽음도 불사한 배 몰이도 어느 정도껏 해야 한다. 그 정도가 어느 수준인지는 뱃사공만 알 것이다. 세상에 피는 꽃은 몇 되지 않고 그 꽃에 거름으로 산다는 일, 반백 년 요나의 배, 물구나무도 오래 있다 보면 껄끄러운 모래알까지 딸그닥딸그닥 떨어지듯 그나마 남은 것도 바닥에 뒹굴 것이다. 참 위태롭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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