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함/ 강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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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51215」
의류함/ 강시연
옷 정리를 하였다
내가 벗어놓은 허물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내 살과 맞닿았던 껍질
아까워 버리지 못한 미련
의류함 입에 하나하나 넣어주었다
남의 허물도 받아먹다니
참 무던한 넌
착한 매직 상자
내 낡은 부스러기가
너를 통하여
새롭게 피어나기를
의류함 옆에는
장미 나무가 연초록 잎새를
내밀고 있다
2025 시집(무거운 햇살 74쪽)
(시감상)
평생 사고, 평생 버리는 것이 일이다. 심리학적으로 사는 것은 만족이고, 버리는 것은 욕심이라는 말을 한다. 버린다는 것은 사는 것의 열배는 어려운 일이다. 막상 버리려 하면 갖은 핑계를 자신에게 붙이고 나중으로 미루는 것이 인지상정. 하지만 하나 버리면 모두 버리게 된다. 시작이 중요한 법이다. 인생은 딱 세 벌의 옷만 필요하다고 한다. 입고 있을 옷, 잘 때 입는 옷, 나갈 때 입는 옷. 옷만 그럴까? 버려야 할 나이가 되었다. 시기, 질투, 좌절, 상처, 이 모든 화려한 질감의 옷들을 과감하게 버리자. 포장은 포장일 뿐, 알맹이가 될 수 없다. 그것이 이치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강시연프로필)
한맥문학 등단, 모던포엠 추천 작품상, 시집(사과가 있는 정물)(무거운 햇살)

강시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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