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에서 사람이 보이면 / 김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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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에서 사람이 보이면 / 김정기
오늘도 시 앞에서 엎드려 울었다
날지 못하는 검은 새들이 지붕을 덮을 때
시들어도 할 말을 하는 시는
짓밟히면서도 사람이 할 수 없는 소리를 내었다
詩는
눈부신 덧없음이 주는 머나먼 적멸(寂滅)이다
우리집 울타리 소나무에 매어 달린 풍경(風磬)이다
시간을 고동치게 한 눈물꽃이다
서양사람에게도 있는 찬연한 주검이며 탄생이다
키 큰 바람이 데리고와서 나에게 내린
예감이며 유언이다
詩에서 사람이 보이면 詩는 죽는다
그래서 詩 앞에 엎드려 나를 숨긴다
* 좋은 시 2004, <시문학> 4월호
* 힘껏, 천 근 절구공이로 가슴 팍 내려 찧는 소리
"詩에서 사람이 보이면 詩는 죽는다"
대적광전(大寂光殿) 앞에 이십 년 세월이 '출렁' 하는데
나, 아직 여기 있네!
댓글목록
崇烏님의 댓글
'시에서 사람이 보이면 시는 죽는다' 한데 오줌 누다가 들킨 기분입니다.' 그냥 뚝, 끊긴 끊어졌다가 다시 찔끔 거리다가 에구 모르겠다 툭툭 틀다가 스으윽 슥 스으윽 슥 엄지와 집게로 대충 마감하면서 잡아넣고 자크 집어 올리면서까지 살짝 미소 아닌 미소같은 네 그렇습니다. 삶은 그런 거 같더군요, 모르겠어요 제가 여직껏 그렇게 살아왔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편하게 싸질러 놓은 거 같은 삶, 그래서 여직 혼자 즐기는 삶, 마치 딸딸이 같은 삶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늘 그랫지만 말입니다. 좋은 시 좋은 감상 평 앞에 취객이 혼자 머물다가 즐기면서 갑니다. 이해하소서....감사합니ㅏ. 선생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