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보살/ 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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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51229」
호떡보살/ 김령
산신보살 선녀보살 천수보살 천녀보살 장군보살 아라보살 약사보살 애기보살 애동보살 계룡보살 청룡보살
사이, 붉은 리본 내건 호떡보살
저 등등한 신들 틈 저이는 어쩌다 호떡 보살을 모시게 되었을까 찌르르한 신들 사이 호떡 신을 모시고 어쩌자는 걸까
놀이 못하는 애와 짝이 되면 미리 기가 죽었는데 고스톱에서조차 나쁜 패를 받아 들면 심장이 조이는데
자신의 입만 간절히 바라보는 이들에게 호떡보살을 모신 저이는 뭐라고 하나
산신은 근엄하게 호통치면서 천녀보살은 천상의 음성으로 애기보살 애동보살은 애교를 부리며 일러 줄 텐데 호떡보살은 뭐라고 점괘를 알려 줄까나
하늘도 골목처럼 구부러져 막다른 곳, 더듬더듬 호떡보살을 찾는 동굴 같은 눈빛 앞에서
2025 시집(성냥은 상냥과 다르지만) 90쪽
(시감상)
한 해가 저물어간다. 붉은 말띠해가 출발할 준비를 마쳤다. 올해의 마지막 시감상을 호떡보살이라는 작품으로 정했다. 우리 같은 서민들에게 어쩌면 가장 친근한 보살이라는 생각이 든다. 호떡보살은 좋은 말만 해 줄 것 같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준비하라는 말을 해 줄 것 같다. 쓴소리가 몸에 좋다지만, 그래도 가끔은 달콤한 소릴 들어야 쓴소리의 효과가 배가 될 듯하다. 호떡보살의 달달한 소릴 듣고 싶다. 2026년도는 뭐를 해도 잘될 것이라는 말. 그 말을 가장 듣고 싶은 것이 대다수 서민이다. 한 해 동안 감사했다. 내년 한 해 뭐를 해도 잘 되는 독자님들이 되시길 진심으로 축원 드린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김령 프로필)
전남 고흥, 시와 경계 등단, 토지 문학제 평사리 문학 대상, 시집 (어떤 돌은 밤에 웃는다) (성냥은 상냥과 다르지만)

김령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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