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시난테 홀로그램/ 장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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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6.01.12]
로시난테 홀로그램/ 장이소
반은 걸려 있군요, 반은 걸어두고
옷걸이가 꽃병을 닮는 동안 주인을 기다리는 말이 있다
때로는 절벽에 매달려 주인의 목관을 태우고
달리는 저를 기다리는 가장 오래된 종족
뒤따라오는 영혼에 시간을 주듯이
문제의 반을 내밀자 고삐가 포즈를 세운다
몸은 나란하고 바닥은 미루어 짐작하기 좋게
서둘러 나머지는 서두르지 않도록
포갠다 잠시 거기까지 거기서 휴:
멀다 활을 접는 무릎 기우뚱 병이 흔들린다
하얗게 피고 있다 달리려는 것일까
닿았다 떨어졌다 절룩인다, 돌멩이라도 끼울까
굴레는 재갈을 물고 체머리를 앓는 회전목마
터지는 발굽 사이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화살촉 달려와 눕는다 비:
반은 앉아 있고 반은 서있다
시집(사탕 막대로 이루어진 막대사탕 112쪽)
(시감상)
붉은 말의 해라고 한다. 말띠해라 로시난테가 눈에 들어온 것은 아니다. 인내심 많고 근성있는 말이라는 인상이 박혀 있는 말 이름이다. 어쩌면 돈키호테의 분신일 수도 있는 말. 로시난테는 로신((rocí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품질이 떨어지는 말이라는 의미. 하지만 그가 태우고 다니는 주인은 삶에 대한 돈키호테다. 한해가 시작한다. 뭐든 돈키호테가 아닌, 로시난테처럼 돌진해 보자. 실패든, 성공이든, 둘 중 하나다. 반은 앉아 있고 반은 서 있다. 모든 것이 새로운 날들이다. 도전은 도전 그 자체로 고귀한 영역이다. 목표를 세웠다면, 자! 이제부터 말, 달리자. (김부회 시인, 평론가)
(장이소프로필)
부산, 경남신문 신춘문예 당선, 2025 시집(사탕 막대로 이루어진 막대사탕)

장이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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