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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권라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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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회 작성일 26-05-03 05:04

본문

옆집

=권라율

 

 

    옆집과 나는 운동복 차림이다 / 쓰레기봉투를 들고 / 이어폰을 누르는 사이 / 엘리베이터가 오르내리므로

    대화는 연속되거나 불연속된다 / 옆집의 그다음이 기억나지 않아서 / 늘 처음으로 돌아가서 타게 된다

    붉은 숫자가 올라올 때까지

    침묵 속에서 / 언제 버릴까 / 보이지 않는 쓰레기봉투가 넘친다

   세상의 모든 옆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생각한다 / 옆집은 늘 쓰레기를 버리러 가고 / 그 옆집은 앵무새와 대화를 하고 그 옆집은 아이와 반응 인형 놀이를 하고 / 전쟁놀이를 하고

    이웃은 옆집이 우체부거나 은행원이거나 / 철인 3종 선수거나 마피아이거나 / 상관없어서 / 쌓인다 / 반응이 없는

    흘러넘치는 우편함 틈으로 손가락을 끝까지 밀어넣는다 / 깜깜해서 보이지 않는다 / 옆집이 옆집이라는 증거물이 되지 않는다

    바깥에서 보면 / 구석구석 쌓인 옆집의 몸에 불이 켜지기도 한다

    세상의 옆집과는 2인 이상 탑승할 수 있으므로

    잘 모르는 나를 껴안고 잘 모르는 당신과 / 인사한다 / 분류할 조건이 쌓인다

    앞집과 뒷집은 모르는 / 다정한 묵례를 한다

    절대적인 괄호가 겹치면 / 입사각끼리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 티브이를 켜는데 / 옆집이 티브이에 나와 / 내가 흘려둔 남의 이야기를 증언하고 있다

    나도 모르게 반사각이었다

 

    가운을 걸치고=鵲巢感想文

    시를 읽다가 보면 가끔 억지로 맞춰가는 재미가 있다. 시어 하나하나가 가지는 상징을 파헤치는 일, 물론 시인은 시어 하나라도 가볍게 넣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하며 말이다. 그러면서도 좌뇌와 우뇌는 번갈아 돌을 들 듯이 돌돌 달달 상상의 운동복을 입고 뛴다. 그래서 옆집은 이미 한 단계를 넘어선 자이고 여기서 언급한 이웃과 괴리감을 둔다. 그러므로 옆집과 나는 운동복 차림이며 쓰레기봉투를 들고 이어폰을 누르는 사이다. 마음은 늘 갈팡질팡 寤寐不忘이기 때문. 마치 내가 쓰레기봉투처럼 그런 마음에 이상한 것만 담아 너를 보듯이 말이다. 어떻게 보면 소통에 대한 단절감을 드러낸다. 너를 알아야 하므로 대화는 연속적이고 때론 뚝뚝 끊기는 맛, 이해가 안 되는 것처럼

    다음은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는 승강기, 만약 옆집을 두고 있다면 옆집이 목표라면 종일 오르내리는 것처럼 다시 또 처음으로 되돌리는 자아만 있다. 마음은 一脈相通으로 처음과 끝이 맞아야 하므로 이어폰이라는 시어도 참 재밌다. 무언가 이어나간다는 의미가 내포한다. 그러므로 옆집은 마음을 상징한다.

    빛깔이 핏빛인 그 붉은 숫자가 올라올 때까지다. 숫자? 여기서 숫은 더럽혀지지 않은 깨끗한 의미를 담은 일종의 접두사다. 가령 숫처녀와 같은 단어를 떠올려 볼 수 있듯이 말이다. 그러니까 숫자는 아라비아 숫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 최초로 떠오르는 자 그 무엇을 상징한다. 옆집을 생각하면 무언가를 만들고 있듯이 그러니까 거칠고 두툼한 옷 같은 것을 하나씩 벗기는 마음 그러므로 쓸데없는 것은 첨삭하므로 그런 쓰레기를 버리러 가고 앵무새처럼 대화를 나누고 아이(자와)와 반응하며 인형(자처럼) 놀이를 한다. 더 나가 완벽한 문장을 위해 전쟁놀이를 하면서 말이다. 이러한 과정은 시를 쓰기 위한 일련의 운동이므로 반드시 겪어야 할 공정이 아닐까!

    이웃은 옆집과는 또 다른 개념이다. 이웃은 사전적 의미를 떠나 떼놓을 리와 웃은 위를 뜻하는 웃풍이라는 단어도 있듯이 무언가 거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옆집이 한 단계 뛰어넘은 존재를 상징했다면 이웃은 그 전의 단계이자 아예 관심 밖의 존재다. 그러므로 반응이 없다. 시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우체부나 은행원 그리고 철인 3종 선수나 마피아는 모두 자를 상징한다. 이것도 그냥 가져다 붙인 것은 아니므로 하나하나 의미를 담아볼 수도 있겠다. 가령 우체부가 마음을 배달한다는 의미에서 마음을 저장하고 마음을 대여한다는 의미에서 은행원을 가져다 넣었다면 마음이 풍부한 사람은 철인에 가깝고 말의 세계에 한 층 더 높여 그 사회를 이루었다면 역시 그곳은 마피아나 다름없겠다. 유토피아라는 단어도 있듯이

    우편함? 오른쪽 삶을 대변하며 그것은 벗처럼 비처럼 소처럼 또는 근심처럼 닿는 현실과 어떤 타협점을 이룬다. 손가락 끝까지 밀어 넣는 우체부가 있다면 옆집이 옆집이 아니라는 증거며 아직도 모른다는 그래서 깜깜하기 그지없다. 바깥은 시의 경계를 넘어서는 지역을 앞집과 뒷집은 옆집과 같은 영역으로 또 다른 그 무엇이다. 그러니까 이것도 이미 한 단계 넘어선 자다

    세상의 옆집과는 2인 이상 탑승할 수 있으므로, 정이 있다면 비가 있고 겉으로 드러내는 것이 있다면 속에 담은 뜻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의 세계는 분간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도 사실, 괄호는 문장기호를 뜻하지 않으며 집을 묶는 것을 가정한다면 그러니까 묶을 괄에 집 호이를 겹치면 입사각 물론 이 입사각 또한 본래 가진 의미를 던져버리고 출가한다는 입사와 뿔(horn) ()에서 넋 혼()을 떠올리게끔 한다. 티브이는 티비로 옥의 티와 아닐 비에 언뜻 비치는 혼이라면 반사각은 거울 보듯 그 혼을 의미한다

    물론 시를 읽는 눈이 고질적인 사시라 읽는 이로 하여금 이러한 뜻도 가질 수 있으므로 거저 좋은 이웃이라 여겨 보아주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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