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비 1970년 전북 장수 출생.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 박사. 201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시집 『오목한 기억』『나비질』 등.
흰 가운을 걸치고=鵲巢感想文
시제 ‘터미널’이 의미하는 바는 교통 노선이 모이는 역의 개념으로 너와 나의 어떤 소통을 묘사한다. 리라 꽃은 라일락lilac 꽃의 프랑스식 발언이다. 굳이 시적으로 한자를 변용하자면 다리나 머리 리의 끝맺음 같은 통할 利 혹은 근심罹이나 이별離을 떠올려도 좋을 듯싶다. 라는 펼치거나羅 벗는다裸는 의미도 있으니까 젖은 리라 꽃의 감촉은 지금 흐르는 내 마음을 어떻게 굳힐까 하는 의도가 있는 셈이다. 에릭 크립톤은 영국의 기타리스트로 팝 가수이지만 에릭에서 살인범 또는 그 친척이 희생자의 가족[친구]에게 지급한 벌금으로 자의 죽임을 당하는 거기서 오는 마음을 상징한다. 크립톤은주기율표 제18족 원소의 하나로 공기 속에 매우 적게 들어 있는 무색무취의 불활성 기체 원소다. 백열전구에 넣어 방사 효율을 높이는 데 쓴다. 원자 기호는 Kr, 원소 번호는 36. 불활성不活性이란 열역학 따위의 이유로 다른 화합물과 쉽게 반응하지 않는 성질이다. 그러니까 시에서는 마음에 잘 와닿지 않는 어떤 리듬감을 상징한다고 봐야겠다. 짐은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한 물건 따위이지만 목적의식이나 임무와 책임 같은 것이 묻어 있으며 검색에서 문장을 살핀다는 의미를 심었다면 신발과 양팔은 시가 나갈 방향을 모색한다. 파란 담요와 눈 감은 침대는 시적 객체와 주체로 대조적임을 알 수 있고 싸늘한 빛에서 죽음에 가까워졌음을 알 수가 있다. 은빛은 금빛에 좀 뒤처진 빛깔이라면 심장박동은 여전히 구름의 한 자락이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시에 근접한 상황을 묘사한다. 어떤 기억은 만져지지 않기도 한다는 말, 그러니까 아무런 의미 없이 스친 듯 그냥 지나간 것을 묘사하며 이는 추억의 눈빛이라 정의한다. 오목한 입술에서 오목은 가운데가 움푹 팬 모양으로 시를 수축시켰다면 그와 반대의 의미로 쓰는 볼록은 털 덥수룩한 사슴의 뿔이겠다. 부리는 이치에 맞지 않는 것으로 리라의 부작용이라면 나뭇가지는 그야말로 시의 고체성固體性을 대변한다. 시의 배설물을 담은 배액에 마음이 고이니 훨훨 창공을 거닐 수 있는 날 있을까 하며 마음을 담는다. 또 배액倍額은 깔끔하지가 못하고 무언가 부푼 양을 암시하기도 해서 수정이 불가피한 문장을 상징한다. 시의 전체적인 내용은 어느 환자의 기준으로 지면을 무대로 삼아 자의 승화를 볼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