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주의자 =김수우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뿌리주의자 =김수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회 작성일 26-05-19 19:23

본문

리주의자

=김수우

 

 

내 방 안에 하나의 방이 있다

참외 장수였던 영혼이 참외를 노랗게 쌓아 올린다

한칸 더 들어가면

우주로 나가는 녹슨 문고리가 보인다

엉겅퀴, 아픈, 아프게 붉은

내 사랑을 시적 장치로 삼지 않고

변명과 핑계를 암탉처럼 기르지 않고

합리를 사악한 현금처럼 뿌리지 말고

내 절망을 온실에서 키운 튤립으로 팔지 말고

그저 그대로 죽자

 

늙은 쥐가 오래된 도시에 알뜰하듯

노동, 고무대야 상춧잎같이 무심한

성실, 거친 우연에 찌글찌글 몸을 푸는

안개, 플라스틱을 삼킨 앨버트로스를 어떤 것에도 비유하지 말자

말자,

말자

 

방은 수직도 수평도 아닌 최초의 연민

병든 혁명과 싸우는 데 어떤 이론도 소용없고

찌든 냄비를 닦는 데 낯선 방정식은 필요 없고

소금기 많은 눈물을 기억하는 데 값싼 모방은 독초이니

삶은 어금니와 송곳니로 마시는 맹물이니

 

내 방 밖 또 하나의 방이 있다

그릇 장수였던 영혼이 유리그릇을 높다랗게 쌓고 있다

백년 내내 꿈속에서 길을 잃는 카프카처럼

한번도 죽은 적 없는 빗방울처럼

엉겅퀴, 뻔뻔한, 뻔뻔하게 붉은



계간 시와 사상2023년 겨울호

 


 흰 가운을 걸치고=鵲巢感想文

    뿌리처럼 한 나무 위에서 속속 수유하는 산모는 꽤 피곤한 얼굴로

    덴마크 드링킹에 견과류만 넣은 종지만 긁었으니까 한 끼 더

    들어가면 다 찌그러진 냄비에 김치를 넣고 물과 뒤범벅 버전으로,

    라면 사리로 때웠으니까 거기다가 소금 절인 민들레 나물로 속

    다진 하루였다 누가 믿을 것인가! 방은 넓고 들어오는 이는 없고

    종일 환풍기 도는 풍력에 역한 냄새만 있었으니까 거기는 코를 박고

    올려다보는 제 얼굴의 그림자뿐 여기는 음산한 늦여름의 정경과

    같은 밤이다 기러기 월북은 늘 봄에 이루어진다는데 봄은 말없이

    족히 보냈건만, 저기 끓는 냄비에 달걀 하나 넣고 싶은 현금은

    메말랐으므로 구질구질하고 답답해서 넌더리 날 때가 있음에도

    저 번잡한 얼굴은 여전히 수평을 유지한 채 사악한 마군의 골격만

    속속 빼간다 안단테로 걷다가 돗자리 깔고 아다지오의 박자에

    끔뻑 졸기도 하면서 저기 저 떨어지는 물방울 이름하여 나이트쿠스

    얘 준아 잠 좀 자자. 아따 야야 괴롭다 야 끊임이 없는 물소리에

    놀란 개구리처럼 풀숲은 시들시들하다가도 두 다리 쭉 뻗은 주검을 본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77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53 07-07
507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 05-23
507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 05-23
507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5-23
50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5-22
50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5-22
507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5-21
507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5-21
506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5-20
506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5-19
506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5-19
열람중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5-19
506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5-18
506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5-18
506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5-18
506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5-17
506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5-17
506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5-16
505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5-16
505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5-16
505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5-15
505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5-15
5055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5-15
505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5-14
505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5-14
505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5-13
505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5-13
505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5-13
504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5-12
504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5-12
504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5-12
504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5-12
504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5-11
504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5-11
504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5-10
504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5-10
504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5-10
5040 김부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5-10
503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5-09
503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5-09
503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5-09
503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5-09
503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5-08
503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5-08
503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5-08
503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5-07
503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5-07
503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5-07
502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5-06
502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5-0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