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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집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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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하이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26회 작성일 16-10-31 11:38

본문

옛집 I

가난을 다시 보니 축축히 널린 빨래가 엄마와 틀려

오래 입은 가난은 빨래마다 얼굴이 있는 거라던 그땐,
이미 늙은 숙주의 어두운 방에는 발이 열 개였지

시린 달빛 덮은 엄마의 들숨과 날숨으로 수만의 눈발이 날리고
그럼 어디 한번 불안을 쭈욱 뻗어 보라 하시니

어떤 걱정들이 어떤 불안을 먹고 커가는 것인지
바람이 홑겹 창의 멱살을 연신 쥐었다 놓는 소리

겨울 거리를 돌며 모은 잔반을 큰 수레에 싣고
이리저리 미끄러지며 정신 없이 발자국을 만들다 보면

단내 나는 풍경에 저려진 뼈와 근육의 아랫목이란
어둠과 침묵이 당겨져 팽팽한 이 거리

생각해 보면 젖은 빨래로 사는 삶이란
외진 곳에 가서 울려고 눈물을 모으는 것

하루하루 패배에 삶아지고 누군가의 눈발이 되어 근심으로 펼쳐졌다가
오래 입은 주름을 만들며 가난한 얼굴로 표백 되어가는 것

왜 내 삶은 무수한 새가 도약한 갯벌처럼 낡고 어지러운지 


하루에 지고 돌아와 별 일 아닌 듯 푸른 발 내보이면
그래 아무일 아니었다며 언 몸 핥아주고

 

다시 한번 붉은 삶을 살아 보자고 구멍 난 새날을 넣어 주던

따끈한 아랫목 같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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