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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밤의 눈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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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헤엄치는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837회 작성일 16-10-09 00:21

본문

한 명의 여인에

한 방울 흐느낌과

한 모금 쓰게 삼킨

한 마디 안녕,

우린 한 번인 청춘을

서로 다른 걸 원했다.


공기의 벽을 등 뒤로

한 걸음씩 저벅 멀어진

이별 속 나의 미련.


나는 그대의 아픔이 되고

그대는 나의 미안함이 되고


당신이 어딜 서 있든

나 역시 어딜 가든


서로의 기억이

서로의 방문을


매일 밤 두드릴 것이리.


천천히 발을 떼
외줄기 그림자가 또렷해져
시야에 사라지면 이대로 끝이 난다.

뒤돌면 네가 서 있을 거리에서
문득 수많았던 추억이 떠올라, 다시
사랑해 한 마디로 역전시킬 수 있을까?

섣불리 고한 내 실수가 없던 일이 돼
움직이기 시작한 고통도 회복될 수 있는 건가?
나의 상처 받은 꽃이여...

"시야에 사라지면 이대로 끝이 난다"

망설임 1초,
각오 1초,
용기 1초,

한 박자 뒤늦은 돌아섬

마주치지 못한

이별 속 나의 미련.

그렇게 너 역시 멀어지네.


널 위한 마음의 불씨였던 것이

모든 걸 슬픔의 재료로, 재로 빚는

큰불처럼 번져 간다.


타버린 후 앓는 잎새만 남아
작은 비바람도 위태롭고

태양이 비출 때

산산이 조각 난 자갈마저

내가 보기에 찬란한 거란 걸.


누군가를 사랑한 건 거짓이 아녀서

나를 성숙게 하고, 그것은 늘 아팠다.


이제는 차갑게 한다,

마음을 녹지 않겠다고.


차갑게 태어난 건

따스한 햇살을 받자

세상에서 사라질 테다.


그런 차가운 사람이 되리, 그것은

나도 남에게도 가여운 일이지만


그녀를 위한 마음의 불씨였던 게

모든 걸 재로 빚고

더 탈 거 없는 이 시커멓고 찬 속은

이리도 아픈 거였다면
그럴 수밖에 없다.

더는 성숙해지지 않겠다고
차라리 어리석은 게 낫다고.


우연히 또 마주친 날에

오직 그녀만이

자기가 만든 눈사람을 몰랐을 거라

찌질하게 되뇐다.

추천0

댓글목록

곽진구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곽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성숙 자꾸 하면 늙음...

허긴 스물여섯이면....좀 늙어도 괜챦을듯..

많이 사랑하세요.

시인에겐 사랑의 패배가 시의 승이 될듯.요..

술 돼서 자야겠슴요...

시의 갈길이 머니깐 님도 잘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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