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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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 / 안희선
이 세상을 뜨는 날,
이승에 쌓아 놓은 재산은 엄청 많고
떵떵거리던 권력의 위엄은 하늘보다 높고
남들이 우러러 보던 명예의 찬란함은 빛나도
가슴에 고이 간직한 추억 하나 없는,
사람
이를 詩人에 견주자면,
정말 좋은 시 한 편 못쓰고 가는 사람
그저 평생토록 부단히 만들었던
허언(虛言)과 허명(虛名)만
쓸쓸히 남기고 가는,
사람
돌이킬 수 없는 걸음
댓글목록
달팽이걸음님의 댓글
선생님 저를 돌아 보고 생각하게 하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좋은 시를 추구하고 있는지
허언과 허명에 어둠을 걷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 봅니다
아직 허명도 없고 허언은 가득한 것 같습니다
반성합니다
그러나 좋은 시를 향해 가다 곁 길에 들거나
걸려 넘어지드라도
일어나 제길을 찾아 가겠습니다
다시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아니.. 이건 나를 두고 한 말인데
여기서 그렇게 새치기하시면 안 됩니다
달팽이걸음 시인님의 좋은 시편들은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
그 걸음, 더딘듯 해도 반드시 우뚝함으로 자리하실듯요
부족한 글인데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달팽이 / 안희선
어디에서 옮겨 온, 촉촉한 영혼일까
아름다운 모험의 꿈 하나 짊어지고,
발도 없이 걷는다
천천히 미끄러져 떨구는 너의 조화(調和)는
유난히 외로운 눈망울에 맺혀,
돋은 뿔 위에 그리도 선명히 장식할 수 있었나 보다
진정 다정한 행위일수록 서둘지 말아야 한다고,
미세한 정신으로도 명백히 깨달아지는 삶이어야 한다고,
재빠른 발이 없어도 길을 가는 꿋꿋한 마음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너는, 한시도 겸양의 수축(收縮)을 잃지 않았다
촉촉하고 시원한 아침의 공기가
어둡고 검질긴 긴 밤을 거쳐왔듯이
너의 내적(內的)인, 그러나 인내하는 동작의 메아리는
오늘도 느리게 느리게 울려 퍼진다
뉘우침과 허물많은, 이 세상의 소요(騷擾) 속에
두무지님의 댓글
늘 좋은 글 잘보고 있습니다
건강과 행운을 빕니다.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저도 두무지 시인님의 시편들,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활연님의 댓글
저도 더러 그런 생각이 들곤 하지요.
좋은 시들을 읽으면 깜깜한 절벽이 느껴져서 시집 하나 못 묶고 가는 거 아냐,
이렇게 자문하지요. 시라는 애물단지는 참
다루기도 어렵고 어떤 빛깔인지도 모르겠고 그렇습니다.
그래도 시를 읽고 시와 가까이 지는 것만으로도 덕이겠다 싶기도 하지요.
시인은 늘 반성적 자아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인데,
정말 잘 쓰는 사람 앞에서는 기죽기 일쑤지요. 그래도
내 멋대로 하겠다, 그런 습관인지, 오만인지.
무슨 정침처럼 정수리에 박히는 게 있네요.
늘 따뜻한 음악과 솔직한 언술.
시를 진실로 아낀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가을은 화려하고 또한 처절한 빛깔인데, 겨울 앞에서는
그런 모습이어야 할 듯합니다.
먼 곳에서도 늘 건강하시고, 좋은 일 많으시길 바랍니다.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생각하면, 그렇습니다
내가 그간 써온 글쪼가리라는 게 , 소위 그 잘난 메타포어라는 게,
고작 상식적인 차원의 문장의 아름다움만 장식해왔는 점에서
진실로 좋은 시는 한 편도 못쓴 채 떠날 거 같은 예감요
활연 시인님처럼 자신의 모든 걸 부어 시를 빚는 그 치열함이 늘 부럽습니다
우린, 한때 서로를 고깝게 본 적도 있었지만 (웃음)
그것 역시 시라는 거대한 틀 안에서 함께 글을 쓰는 문우로서의
관심과 애정이라는 거에 방점 하나 찍습니다
저 보구 시를 아낀다고 하셨는데
시가 들으면, 기겁을 할 소리입니다
시를 쓴다는 핑계로 시에게 무수한 상처만을 안긴 죄가 막심합니다
죽기 전에 조금이라도 시에게 진 빚을 갚아야 하는데
이미 다 허물어진 몸이어서..
부족한 글에 귀한 말씀으로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활연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