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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질거나 혹은 모나거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840회 작성일 16-09-23 15:58

본문

모질거나 혹은 모나거나

 

 

 

패배,

지난 5년간의 싸움을 뒤돌아보며

분수처럼 치솟는 이 느낌은 뭔가

모독당한 투쟁일까

약탈된 권리일까

과거와 미래의 긴 터널 사이에서

연하고 긴 가지와 줄기의 내면은

서서히 공허로 박제되고 있었으며

설움과 분노는 흘러가는 구름처럼

어느덧 까마득히 사라져가고 있다.

 

 

 

현실,

번뜩이며 변하는 현실을 잡으려면

내 몸은 무엇으로 장전해야 하나

정작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찬란한 현실보다

그것을 받쳐주는 말없는 어둠이

더욱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유혹적인 현실을 경시하면서도

어제와는 다른 내일을 기대하며

또 다시 새로운 희망을 품고

수그러져가는 눈을 치켜뜨는데

새까만 발에

빨간 샌들을 신은 시골여자가

무식하게 사치스럽고 공허로운

도심의 간선도로 위에 서서

다가오는 불빛을 마주보고 있다

 

 

 

관념,

지금은 모든 관념의 말단에 서서

사고하는 자만이 인정받는 시대

이미 머릿속엔 새로운 목표가

또 다른 작업을 시작했다

피로를 안다는 건 슬픈 일

새벽기적소리 슬퍼도 울지 마라

거친 소금 같은 이 세상 속에서

조금은 모질게

조금은 모나게 살아도 볼 일이다

 

추천0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올려주신 시를 읽으니..

참,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되네요

저도 그 언젠가 <현실은 한 點이다> 라는 졸글을 올렸지만

의식 意識은 때로 잡다한 현실의 갈림길에서
우리를 지치게 만들고
때로는 판단까지 흐리게 하고
경우에 따라선 오류 誤謬의 길을 가게도 만들지만

실재 實在라는 점 點까진 어쩌지 못하는 거 같습니다

그래요,

해서 조금은 모질게
조금은 모나게 살아도 볼 일입니다 - 관념적이라 할지라도
(거친 세파에 자기자신을 흐트러뜨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여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꽃맘 시인님,

핑크샤워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몸도 않좋으신데 생각 많게 해 드려서 죄송요~^^..
새삼 시는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입니다
왜냐구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참 많은 생각과 감정을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해야 한다는게 그렇습니다.
그래서 남의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생각, 그런점에서 시인님이 참 부럽습니다.
즐거운 휴일 되세요~!.

곽진구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곽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모질게 모나게

모질지 못한데 모만 나면 어케함요?

모질고 모 없는 사람이 지천인 세상에서
모진데라곤 약에 쓸래도 없고
모 뿐이라면..진단 바람요.

좋은 시, 진심으로, 또한 큰 눈으로 세상을 안고 있는
사람의 시 잘 읽었습니다.

핑크샤워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첨 뵙겠습니다..곽진구시인님!,
졸글에 머물러 주시고 좋은 말씀까지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근데, 시인님께서너무 어려운 숙제를 내 주셔셔  좀 더 생각하고 답을 드리겠나이다.
그래도 되겠지요?^^...!
시인님도 즐거운 휴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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