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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地震)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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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74회 작성일 16-09-23 20:00

본문

* 지진(地震)

 

난생 처음 땅이 일으킨

거대한 파도를 겪었어

난파될 듯 흔들리는 건물들

와르르 무너진 기왓장,

금간 벽 아래 와장창 깨어진 꽃병,

꽃병에서 떨어져 머물 곳 없는 꽃들은

밖으로 뛰쳐나가

수몰된 늪에서 야광 지도를 그리며 나서는

외딴 반디불이와 어울렸다

 

달은 아무렇지 않은 듯

구름 사이로 숨바꼭질하며 놀고

여러 날 사람들이 몰려와

다들 초저녁이면 불온한 악몽이

확장될 가능성만 언급하므로

 

불안을 앙다문 눈빛들은

초조한 직립의 잠을, 밤하늘에 끼워 넣은

서까래 나무처럼 뻣뻣이 지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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