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등뒤에 숨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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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등뒤에 숨어서
누군가의 등뒤에 숨어서 피는 꽃를 본적이 있다
아무도 없는 밤에 등 뒤에 숨어서 남몰래 피는 꽃은
야화라기 하기에는 너무 슬픈 눈을 가진 것이다
마른 명태를 벽에 걸어두던 날에 어머니는 바다를 잊지
말라고, 너의 등에 숨겨진 날개의 깃털을 잊지 말기를,
무릎이 닳아버린 내 애미의 늙은 손에 별이 걸리던 날
나의 등에 심기어진 모순의 꽃이 너무 아름다워 그 날밤
푸른 별이 구름에 스치듯 잠시 눈을 감았다
너의 등에 얼마나 시퍼런 꽃이 피고 있는지
내가 보지 못한 구석진 세상의 아련히 피어오는 아지랭이가
그대의 젊은 날의 열망의 그림자를 깨우려 한다
누군가의 등뒤에 숨어서
꿈을 꾸는
손가락에 별을 가리키는
수없이 많은
내 등뒤의
젊은 거미들이
나를 눈물짓게 한다.
푸른 등대,
낮은 곳을 비추는 바다를 향한 등대의 외로움을
나의 등에 심어놓은 오래된 이름을 지우던 날
홀로 된다는 것이 하찮은 애벌레의 우화를 기다리는
너와 나 사이의 등에 서린 침묵의 등대에 비친
한 줄기 빛으로 자라나 검은바다를 항해하는
누군가의 마음속을 헤매는 속모른 무명화의 슬픔이다
나의 등대가 너를 비추는 빛이 되는 날에
나의 등에 심기어진 낡은 못이 나를 울게한다
어머니,
홀로 명태국을 끓이고 흰 눈이 나리는 날에
부엌에 앉아 마른 볕짚을 태우며
그 메케한 연기속으로 세월을 잡아당긴
나의 등 뒤의 그림자들이
그을름 서린 부엌의 한 귀튕이에
늙은 거미 하나가 집을 짓고 나의 등에 잠이 든다.
댓글목록
공잘님의 댓글
호롱불 밑에서 그림자가 출렁거리는 듯합니다.
문득, 백석이 지나갔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핑크샤워님의 댓글
시를 읽고 있으니 문득 어릴적 읽었던 "어린 왕자"가 떠오르는 군요!
어린왕자만의 장미를 아름답게 꽃 피우시길...
좋은 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