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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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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40회 작성일 16-09-01 15:41

본문

                미인

 

 

신열로 타는 샛강을 건너 진초록 갈대 숲을 지났을 것이다

풀벌레들의 연가를 귀에 담으며

미인은 왔다 애인보다 먼저

늦은 호박꽃들이 미인을 반겨주었다

 

미인의 귓볼에는 풋사과 향내가 그윽했다

실바람이 콧잔등을 지날 때 미인은

목덜미에 묻은 뙤약볕 몇 줌과

발등의 매미 울음을 털어냈다

 

미인의 노래가 신비한 파동을 일으켜서 그랬던 걸까

애인의 가슴에 일어난 파문이

산으로 들로 번져갔다

산과 들에선 미인의 입술이 풀어놓은 동그란 선율을 들으려

죽은 꽃들이 살아나 귀를 열었다

애인도 그리운 쪽으로 귀를 대었다

세상엔 마법이 꽉 들어찼다

 

하늘이 유난히 푸르고 높이 걸린 날

그립던 미인이 왔다 애인은

덫에 걸리고 말았다

치명적인 덫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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