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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뼈의 이 문신 뭔지 묻지 마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헤엄치는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829회 작성일 16-08-31 03:09

본문

평소 가려져 있던 구석을 봐주신들

날개뼈의 이 문신 뭔지 묻지 마오.

아는 척 설교하려 구태여 새긴 게 아니며

흉터를 자랑인 듯 가볍게 말하지 않을 테니.

나는 사연 없는 허튼 행동 하지 않소.

그러나 외로움에 지친 밤이오,

나약함을 이 글에 봉인코자 하니

혼잣말 좀 하게 두쇼


날개 자리 이 문신은

대게 없을無와 한 일一까진 능히 읽되

 글자 중 뒤는 잘 모르더군요.

천태만상에 널린 것, 물건 물物을 써 무일물이니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는 말로

유형의 재물만 탐닉하다

무형이라던 덕은 무시한 자의 말로末路완 다른

속 깊은 말로

태어날 때 빈손으로 왔듯이

않을 수 있는 데까지

소유하지 않음의 유지를 잇는

제 주문과 같은 것입니다.

물론, 한갓 속인인 제가 어찌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살 수 있겠소.

다만, 필요와 불필을 조금 더 지혜롭게 가리고자 한

저의 바람과 같은 것입니다. 

또한 이 세상엔 본래 하나의 물건도 없다는 뜻으로

本 본

來 래

無 무

一 일

物 물

이라고도 하오.

보시게, 물은 물이고 산은 산이고 그 안에 핀 것과 노니는 것도 오직 그 자신일 뿐

여인아, 꽃은 화분의 것이 아니오.

산영꾼아, 짐승의 털은 사람 옷이 아니오.

비늘과 깃털 밑 속살은 접시께 아니오.


치장으로 어여쁘고

값어치가 매겨지고

조리된 맛을 주는 것은

본래 이 세상에 없던 것이니

없다고 생각하면 없는 것.


있다고 생각한 순간, 겉잡지 못한 채 깊어만 지는 욕망의 늪에 또 얼마나 격정을 앓을 텐가?

나는


꿈꾼 걸 가져본 적도

원래 있던 꿈도 아니었다.

꿈만 같던 날개도 실상 없는 것이니

그래서 거기 새겼다.


평소 가려져 있던 구석을 봐주신들

날개뼈의 이 문신 뭔지 묻지 마오.


욕탕 혹 풀장이나 유사한 곳에서 그 석 글자 새긴 검은 머리 보면

아무개라 부르셔도 좋소

나를 한 번 알아주시던지 말든지

목이 메여서 육성으론 할 리가 없는 말이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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