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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詩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van beethove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74회 작성일 15-08-16 14:24

본문

나에게 詩는

 

 

나에게 시는

불루문(blue moon)의 신비

도림사 근처 대나무 숲의 발설

통곡의 벽

악마의 구멍에 넣는 손목

죽음을 쓰다듬는 손

쥐어짜는 마른빨래의 눈물과 희열

벙어리가 앓는 냉가슴

막다른 골목에서 넘어야 할 벽

 

나에게 시는

내 일기장의 마지막 남은 페이지에 수의 壽衣로 짠 결어 結語를 맺는 것

내 인생의 엔딩 크레딧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관통하는 바람의 울고 싶은 도란거림

과거 현재 미래의 영웅과 악마가

삶의 의미를 건 저들끼리의 마지막 혈투

내가 태어나기 전의 언어의 창시

바람 잦아든 폭풍의 언덕에서 날리는 마지막 연서

 

나에게 시는

내 영혼이 나를 위로하는 위무

내 육신의 혓바닥이 상처 난 영혼을 핥아주는 치유

투명한 물방울이 빛의 굴절로 보이는 것처럼

내 땀구멍의 눈과 천목 天目의 빛에 굴절된 해석되지 않은 언어

가을바람이 단풍잎에 이별을 고하듯

광활한 대지로 망각을 흩뿌리는 것

천 년의 망각 속에 잠든 화석을 꺼내어 생으로 복원하는 노래

 

나는 나의 시로 비로소 빈손으로 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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