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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을 여객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봄*가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28회 작성일 15-07-27 14:35

본문

시마을 여객선

 

        *가을

 

한 땀 한 땀 상념을 묻혀 색을 입히고

한 올 한 올 세월을 이어 만든 손가방

어깨에 메고 여객선에 몸을 실는다

 

일등석도 삼등석도 없이 원하는 곳에 자리를 잡는다

한가운데 선장이 마련한 공간

손가방 모습보다 더 깊은 보물들을 꺼내 놓는다

 

40년 잃어버린 고향 초가를 온몸에 엮은 이민자의 아픔.

텅 빈 어머니방, 밤마다 불러보는 사모곡.

커피에 눈물을 섞고 책더미에 영혼을 묻은 청춘의 호소.

테이블 하나가 가득 차고,

다음 테이블이 준비된다

 

심장에 진분홍 물을 들여 한마음으로 향한 사랑 고백.

삶의 무게를 알코올에 적셔 투박하게 쏟아내는 거친 하소연.

살아갈 날이 11월 달력처럼 남은 노년의 둥그런 일상 스케치.

잠시 바다와 대화를 나누는 사이 또 한 테이블이 채워진다

 

투명조끼를 입은 손님은 숲길을 걸으며 치유한 가슴을 열고 바라본다

여행객은 마음의 위안과 먹먹해진 가슴을 섞으며 섬으로 가고 있다

하늘에 그릴 한 폭의 수채화를 상상하며

같은 티켓을 들고 떠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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