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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잃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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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17회 작성일 15-07-23 18:10

본문

이쪽과 저쪽
수평에 누워 문을 열어두면
큰길에는 비가 억수같이 내린다.
몸의 습을 선풍기로 말리며
흙냄새를 맡는다.

가물었다.
꽃도 나무도 흙도 가물었다.
비를 맞아도 성장판이 멈춘
꿈을 잃은 사람들

쌀 대박 바닥을 극는
가게세, 공과금 통장의 잔액을 극는
보증금을 잠식하는 자영업의 사장님들
문은 활짝 열어두고 가물었다.

전기 사장님은 벌써
커피만 여섯 잔
생선 사장님은
파리를 잡는 것도 지겨워 졸고 있다.
유리 사장님은 모기 덕에
방충망을 팔았는데
오후의 장맛비에 땡 쳤다고 트로트를 듣는다.

오늘은 비도 오는데
횡재수가 있을까
두 시부터 족발을 삶는 사장님,
실내포장마차는
술국을 끓이는 도마 소리가
네 시의 빗소리 장단을 돋운다.

똥술 한 잔 얻어먹으려고 택시를 타냐?

건재상 김 사장은
오늘따라 휴대폰을 만지작 거린다.

이렇게 사나흘 장맛비가 내리면
노는 게 일인데 휴가는 무슨 놈의 휴가
행여나 하는 생각에 문은 활짝 열어놓고
쇼 윈도 형광등만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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