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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겨지지 말자 / 정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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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미선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46회 작성일 17-05-27 22:12

본문

벗겨지지 말자 / 정미선

 

우리에게도 오월처럼 아름다웠던 계절은 있었지

첫 새순처럼 두근거리고

바람이 부는 방향 어디쯤에서 날리는 향기를 찾듯

마주 보는 마음을 읽고 싶었던 간절함일 때도 있었지

 

이제까지 존재했던 삶은 다 지워지고

새로운 나무, 새로운 꽃 들, 새로운 자연, 새로운 하루

경이로웠던 첫 아이

우리에게 두 번의 새로운 경험이 있었지

좋은 것들로 모두 채우고 싶었던........

 

시간들을 지나오면서 덧입은 무늬들

언젠가 마음을 멈추게 한다

더 나아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멈춘 마음을 흔들어 본다

 

구두 뒤축이 닳은 신발이 현관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거울을 보 듯 내 삶을 비추고 있는 구두

헐거워져서 뛰지 못하고

천천히 걷게 하는 .......,

쉼표 같은 구두를 오늘도 신고 나선다

 

벗겨지지 말자

벗겨지지 말자

 

어디든 갔었고

언제나 함께였던

그래서 나를 품고 있는......,

 

오월처럼

꽃이 피고

향기는 코를 벌름거리게 하고

새 것

그 때를 지나 온 구두를 신고

천천히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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