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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곡(桎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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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00회 작성일 17-04-21 15:25

본문

질곡(桎梏)

 

이영균

 

 

아스라이 기어올랐다 해야겠지

숨이 턱까지 기어올라 곧

숨넘어갈 것만 같은 정상에서

조밀한 산하가 나의 삶같이

한눈에 보이는 곳

 

그곳은 날씨도 바람도 푸르러

산은 더 높고 시야 또한 더 멀다

산모퉁이를 굽이치는 강줄기가

몰아쳤을 나의 생의 여정처럼 보이고

끊어질 듯 유유한 강의 흐름

생의 순간순간만 같다

 

고비마다 저 구비처럼 파였겠지?

산을 오를 때 깔딱 고개에서

힘겨운 어깨 감싸주던 꽃그늘

잘 살아온 생의 환송만 같아

잡초 우거진 산길에 주저앉을 듯

위태로운 순간 견뎌내게 한다

 

왕도가 따로 없어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반드시 한 발짝씩만 기어올라야 하는

바람이 푸르게 땀 씻어주는 정상에

표석 하나 변변히 못 세울

그곳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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