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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거 (隱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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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연노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34회 작성일 17-04-23 19:46

본문

머리를 땅에 내리꽂으며
엉엉 울며 자살하는
몸이 터져 서로의 살갗이 부대끼는
비의 시신서 나오는 냄새에 머리가 시큰거려

제 어미 사이드미러에 꽂혀
사지가 터져 후두둑 흘러내려

제 아비 창문에 박혀서
살려달라 목 터져라 외치다
다른 죽은 이의 시신에 주르륵 손톱이 뭉개져 내려와

그 꼴 마음 아파
죽지 말아라, 내 두 손 모아 하늘을 가려도

내 하늘서만 죽음을 피하는구나
아니, 내 하늘서만 네들의 죽음이 보이질 않은 뿐이려나

네 죽음들이 무서워

방 안서 창문으로 네 죽음을
천장에서 네 울음을 들으며
난 고이고이 웃긴 춤을 출 거 란다

개탄스레 여기지 말아
너희의 죽음은 누군가의 부러움일 것이야

너희는 그래도
다 같이 죽어
누군가의 죽음을
애도하고 슬퍼할 이유는 없잖아

저 가려진 죽음들 사이서
나 하나 끼워져도
이상할 것 없으니

투명한 이들은
날 안아주고
난 그들에게
검붉은 비단을 입혀줄 것이란다

그래야만 투명한 내가
검붉은 내가 되어
네가 날 볼 수 있겠으니 말야

비야,고맙단다
날 외롭지 않게 안아줘서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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