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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계(廢鷄)의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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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봄뜰12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93회 작성일 17-08-21 16:04

본문

폐계(廢鷄)의 자존심

 

 

이 세상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는 

한 발 늦고 빠름에 따라

생사를 보는 이와 보여주는 이로 엇갈린다

욕하지마라

나도 수많은 벌레를 눈물로 삼켰다

어떤 누가 피차 똑같이 귀한 목숨을 탐내랴

 

산목숨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은

생존의 몸부림이 아니고

마지막까지 몽땅 기부하는데 있으리라

한 달째 무란(無卵)

이제는 낡은 성냥곽처럼

끝까지 남은 슬픔을 서서히 태워가는 일

 

인삼과 약초들과 함께 찜통으로 들어가

나를 버려 한 발 먼저 가리라

나를 삼키는 이도 나만큼 고운 세상에서 살다가게 하리라

사실 닭이란 자고로 꼭꼭 씹히는 맛이지

둥근 알을 낳으며 몇 번인가 계절을 넘겨봐서 잘 안다

산다는 것은 질기디 질긴 그리움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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