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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83회 작성일 17-03-28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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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렉아웃


아무르박


사장님 저희 가게 불났어요

잠결에 걸려 온 전화기의 남자는
침대에 누워있는 나를
저 바닥으로 네동댕이 쳤다

그 길로 달려간 횟집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뭔가

화마가 쓸고 간 자리에 그을음과 재
아직도 식지 않은 열기
눈으로 볼 수 있었던 모든 사물의 색은
하나같이 똑같다
이 새벽같이

산동네 판잣집 같은 가게 한 칸
그에게 떠밀려 문밖의 호객꾼이었던
수족관과 물고기

물고기는 물에서 익사한다
산소호흡기를 물고 사는 물고기를 싱싱한 활어라 해야 할까

문명은 전기로부터 온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방부제에 절인 유통기한은
짠맛이 없는 냉동고에서 사기를 치고 있다
영원히 살 수 있다고 믿는 물고기처럼
눈을 깜박일 수 없기에 입을 뻐끔거린다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수족관과 물고기만 있다면

가스를 잠그고
수도를 잠그고
그의 전기는 물을 먹었다
블렉아웃

계량기에서 급조한 동력선
봐라
산소호흡기를 물고 사는 물고기를
손을 담그면 차가운 물에 히트 펌프가 돌아야 한다

얼마를 드릴까요
돈으로 살 수 없는 믿음을 이미 제게 준 걸요
이 새벽에 떠올렸을 나의 존제감은
그의 머리보다 가슴에 남겨놓고 싶었다
불행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화재보험을 드셨다니 다행이네요
물고기는 죽어야 보상을 받는 건 알고 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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