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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묵베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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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41회 작성일 17-03-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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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묵베미 사람들


아무르박


펄펄 끓는 강물이 회를 치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 
산에 들었지

낮에는
손바닥만 한 하늘만 보고 살려고~
충동질을 하네
밤에는
뒤뜰에 쿵 하고 떨어지는 잣나무 열매가
혼자 죽는 법을 알기나 하고~
묻지
도토리
양철지붕의 골을 따라 구르던 밤에
세상의 모든 근심은 저 숲에 떨어졌지
아침에 새 들고
산등성이 자욱한 안개 사이로 이름 모를 들꽃
돌보는 이 없어도 길 숲에 피어있었지

산골은 겨울을 위한 몸부림
어느 날 아침
밤사이 허리까지 쌓인 눈에
들문이 집안으로 열렸는지
부엌이 딸린 헛간에 마른 장작이 묵나물이
말린 옥수수며 감자 고구마가 놓여 있었는지
세상에 모든 길을 눈밭에 묻고
체념하는 법을 알고부터 여기는 고립무원의 산중
새가 숲을 버린 이유를 알게 되었지
물을 끓이는 일이
일과에 전부가 되는 생활

처마의 고드름이 눈물을 흘리면
봄은 눈밭에 눈을 털어내고
파릇파릇한 시금치밭에서 오더라
해가 뜨지 않는 아침
지붕에 잔설이 미끄러져 창문을 가려도
의례 낙담하지 않지
눈 녹은 낙숫물을 받아 빨래를 하고
눈길을 뚫어 이웃에 안부를 전하지
말갛게 닦아놓은 유리알에
하늘하늘 구름이 잠시 머물다 가고
봄을 기다리지 않아 얼어 죽는
겨울나무가 되긴 싫었지

마당에 널어놓은 이블에
바람이 허풍선이를 떠는 햇살이 좋아
꽃물이 든 찻잔을 마주하고
굽이굽이 산길이 열리는 언덕이 좋아
손님이 오시려나
꽃이 피는 춘 4월을 기다리지
달래 넝쿨에 수액이 차오르는
고추밭에 냉이 다래 쑥 망초 때가
된장국에 풀어지는 저녁
묵은지 한 포기 썰어낸 조촐한 밥상이
삶의 봄 향이라 말하지

새의 울음소리가 이름을 알고부터 노래가 되고
꽃의 이름이 한 땀 한 땀 들을 수놓는
초야에 묻혀 산이 되면 어떠리
무너진 흙담에 바람이 들라고 그러세요
뻣뻣한 추녀에 제비집을 지워도 좋다고 그러세요
수양버들 겸손이 너무 지나치지 않게
연못에 살얼음판의 위험도 풀어주세요
제 이름을 불러주지 않던 도시는 잊어주세요
제비 새끼 깝치는 봄은
어서 가래치고 파종을 하라고
햇살은 두루두루 묵정밭을 훑고 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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