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우 맛 같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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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우 맛 같은 삶
하얀 띄어쓰기 같은 맛이 있습니다
말과 말 사이를 가만히 밀어내는
비어 있는 틈은 무엇으로도 대신 못 합니다
말은 다른 말로 대신할 수 있을 망정
틈이 있음에 문장은 숨을 쉬듯이
그제야 제 빛을 내는 맛이 있습니다
비어 있음의 미학!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가득 찬 속살 같은 맛
숙성된 하얀 맛에
요란하던 혀 끝이
고요해집니다
욕심으로 쓴 문장마다
어지러운 오타가 넘쳐나는 세상
나의 삶이
움 속에서 갈무리한 겨울무 맛과 같기를,
나의 생이
소금으로 발효된 무동치미 맛과
같기를,
비워 두었기에 여유롭고
모나지 않기에 편하디 편한
작은 문장이 되어
마침표 하나 깔끔히 찍을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댓글목록
사리자님의 댓글
무에 띄어쓰기 맛이 난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식탁에서, 책상에서 제대로 음미해보고 싶습니다.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cosyyoon님의 댓글
항상 아름다운 시를 올려주시는 시인님으로부터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