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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면 나는 고해소로 간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426회 작성일 23-08-14 23:53

본문

밤이 되면 나는 고해소로 간다 



살면서  

두 다리는 아직 멀쩡한데  

숨을 게워내는 오르막길을 지나 

무릎의 연골이 생의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내리막길을 향해 주저앉을 때면 

나도 

너도 모른 채 

가슴 위로 성호를 긋는다  

늦은 밤  

도둑놈조차 지쳐 잠이 든 밤길  

나는 이방인처럼 깨어  

골목길 

예배당 그 붉은 십자가의 길 

홀로 걷는다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내 누이의 배냇저고리처럼 오래된 슬픔들이 

외등 불빛 따라 한 올 한 올 풀릴 때면  

나는 어둠이 침몰한 골목길을 걸으며 

불어 터진 때처럼 거무스레한 그날의 꿈속으로 

그만 수몰되고 말았지

골목길 

신기루처럼 붉은

예배당 네온의 십자가처럼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올려주신 시 잘 감상했습니다 콩트시인님!
언어의 창조력이 발군이신 콩트 시인님의 시를 읽으며
무더운 여름날의 오후를 견디어 보렵니다.
요즘은 글 쓰기가 만만치 않아 장기간 결석이 잦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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