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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는다는 것은 엄청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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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뜬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60회 작성일 23-08-06 03:05

본문

늙는다는 것은 엄청난 일

 

 

늙는다는 것은 엄청난 일-

욕심의 근육도 늙어

어쩔 수 없이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저녁놀이 보이기 시작했다.

찬란한 한낮의 햇빛보다 더 아름다운 저녁놀이-

 

늙는다는 것은 엄청난 일-

가쁜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면서

평생 잠시도 쉬지 않고 숨을 쉬었으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숨을 느끼기 시작했다.

하나님이 직접 불어넣어 주신 숨을-

 

늙는다는 것은 엄청난 일-

멀리서 찾던 행복이 바로 곁에 있음을 알았다.

얼마 전 다녀간 손자의 식스팩

허리 굽은 아내와 느릿느릿 걷는 산책

길가에 핀 작은 꽃

그게 다 행복이다.

 

여든의 벽을 간신히 타고 오르니 육신이 피곤하다.

눈이 어둡고

귀도 어둡고

모든 감각이 시들어간다.

이제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그날을 기다린다.

 

그러나 나는 깨닫는다.

눈이 어둡고 귀가 어두운 것은

지금까지 보지 못하던 것, 듣지 못하던 것을

영안으로 보고 마음으로 듣는

육신을 버릴

그날을 위한 훈련이라는 것을-

영혼의 사이클을 맞추기 위한 훈련이라는 것을-

 

늙는다는 것은 엄청난 일-

삶과 죽음에 대해 따지지 마라.

왜냐고 묻지도 마라.

우리를 빚으신 분은 하나님

토기장이에게 왜 날 이렇게 빚었느냐 묻는 토기를 보았느냐.*

 

나의 삶은 기다림의 이어짐이었다.

사랑하는 아내를 기다리고

합격자 발표와

아파트 당첨과 승진 인사의 발표와

아이들 탄생

기다리는 설렘은 행복의 다른 말이었다

나는 설렌다.

내 인생의 마지막 기다림, 하나님과의 만남을 기다리면서-

 

 

*로마서 921

토기장이가 진흙 한 덩이로 하나는 귀히 쓸 그릇을, 하나는 천히 쓸 그릇을 만들 권한이 없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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