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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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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39회 작성일 23-07-28 00:01

본문

부러진 사슬


  빈 도시락 같은 막차를 타고 덜커덕 집으로 가던 길 창밖으로 사이렌 소리, 짙은 어둠이 통금으로 숨죽인 굴다리를 걸었다 길섶 대포 한 잔 걸치고 엎어진 포장마차도 저승사자의 거먼 구름을 보았는지 볍씨 같은 빛줄기 하나 새어 나오지 않았다 굳게 닫힌 하늘과 땅 사이 들숨과 날숨이 잘려나간 거문고의 술대처럼 파르르 떨렸다 라디오에선 목숨줄 같은 내일이 시인의 별에 목을 매고 액사했다고, 총칼에 짓밟힌 길목에서 우린 스스로 재갈을 물었다 저 아득한 꿈속을 헤매다 온 선구자들의 악몽에 입막음한 몸짓들,


 출근길, 아가미가 잘려나간 부용꽃숭어리가 지느러미를 엇박자로 오므렸다 폈다가 물거리듯 천천히 입술을 얇게 벌렸다


 터져버린 정맥류처럼 쏟아지는 악다구니들,


 살갗이 벗겨지던 짓무른 그 해 여름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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