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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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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30회 작성일 23-06-21 02:19

본문

밤비


어둠이 목덜미까지 이불을 끌어당기자 꿈결 속으로 비가 내린다 빗방울이 모여 어깨동무하며 정수리를 쓰다듬는다 해감하는 조개의 닫힌 입술처럼 스르르 깜박 졸고 있는 눈꺼풀을 향해 빗소리는 거세게 볼륨을 높이며 수다를 떤다 레퀴엠과 비창, 그리고 아다지오 같은. 네가 우주 속에 수몰된 외딴섬으로 슬픔이란 이름표를 달고 떠내려갈 때 깊게 파인 어둠의 수렁 속으로 가라앉는 음표들 고치처럼 꽁무니에서 비를 뿌린다 빗줄기가 허공 속으로 층층이 쌓여가는 밤 너는 어둠을 발라내는 빗방울이 되고 나는 저 눈부신 빗속으로 잠적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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