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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꽃 / 호암, 정춘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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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72회 작성일 23-06-04 03:58

본문

눈 꽃 

- 호암지 여정


차이코프스키의 백조 떼가 꽃무리지어 내려앉는 밤, 호숫가

별빛 타고 흐르는 선율 속에 요정인듯 천사인듯 춤추는 백조 떼와 나도

한 폭 나비가 되어 어울려본다

빙- 빙- 호숫가를 돌고 있는 백조여,

파닥이며 일렁이는 아련한 네 몸짓이 열아홉 살 옛 누이를 꼭 닮았구나

어렴풋이 뒤안길 돌아서는 뒷모습은 긴 세월 저미어오던 아픔이었고

오롯이 떠오르는 해맑은 웃음은 잊고 싶은 먼 옛날의 그리움이었다

그리움도 저녁노을처럼 아름다워서

저만치 부르는 누이의 노랫소리는 은쟁반 가득 구르는 누이의 속삭임은

흰빛 너울로 자꾸 번져오는데,

황홀경에 빠진 나비는 더 견디지 못하고 하얗게 무너져 내린다

가지에 서린 눈망울마다 얼비친 그림자는

소록소록 꿈길마다 찾아오던 하얀 발걸음은 너였구나


바람이 인다 꽃잎이 날린다

새벽이 오는지 백조 떼 간곳 없고 천둥오리 떼만 호수위로 날아드는데,

아침 햇살 한빛에 스러질 꽃잎 한 송이 살며시 날아와 가슴에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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