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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가니 바다 말고도 이야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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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74회 작성일 23-05-31 08:32

본문

바닷가에 가니 바다 말고도 이야기가 있었다

 

철썩 철썩, 엉덩이 매 맞는 주변머리 파도가

먼 수평선에 점잖게 앉아있는 의사인 바다에게

여름의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파도는 드넓은 바다에게서 심층을 뚫지 못하고 주변을 훑으며 떠돌다 보니

호소무처(呼訴無處)여서 절벽 같은 해안의 산 앞에까지 왔노라고,


노을은 청진기를 걸치고 내려다본다

하늘과 바다가 동시에 굽어다보는 백사장 해변의 늙은 저녁을

 

 

저 파도는 바다가 아닙니다

우는 파도는 첫 소녀가 아닙니다

돌아선 파도는 첫 소년도 아닙니다

바다에서 올라온 이 긴 줄의 파도는

, 파도는 바다에서 쫓겨난 소리, 포세이돈의 발아래 바다에게서 밀려난 나와 당신,

당신은 나나 바다보다는 핫, 뜨거운 여름에게 강력하게 호소해야 합니다

깊고 어둡기 전에 성문으로 들어갈 겁니다

저 해변에 발을 묶고 잠시 쉬고 있는 늙은 저녁에게 물어보겠지요

 

섬처럼 앉아 아직 숨 쉬고 있는 숫한 백발의 경험들에게,

그들만이 맞은 만큼 아프다고 떠드는 파도를 설득할 수 있으니까요

파도는 장중하게 노래하는 악기들을 다 팔아먹었죠

 

거품 속으로

거품 속으로, 이 거품이 저 거품 속으로, 백사장 모래 속으로

바다의 음악은 사라지고 파도가 칩니다

중년도 꺾이면 노을이 깊어가고

산과 바다가 어두워지면 자기 밖을 여행하던 관객들도 자기만의 집으로 돌아가니까

그때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자기 소리만을 때리며

남아있는 파도는 외로울 것입니다

당신도 나도 젊은 파도 같아서 늘 외롭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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