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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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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14회 작성일 23-04-10 22:56

본문

월광


흰옷 입은 아이가 있었다 

머리에 흰 두건을 동여 맨 아이 

양손에 북을 거머쥔 채 

북소리 둥둥 울리며 사라진 그 아이 

산등성이에 거대한 풍차가 육풍을 삼키자

톱니바퀴가 굴렁쇠처럼 자전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수평선에 풍선처럼 매달려 

거룻배처럼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한여름밤의 쓰르라미 울음소리 

장맛비처럼 귓전을 파고드는 이명증

한낮을 다녀온 고단한 인기척이 

낮달처럼 잠적해 버린 저물녘

시장통 좌판에 놓인 고깃덩이가 

시뻘겋게 물들고 있었다

흰옷 입은 아이가 있었다

머리에 흰 두건을 동여 맨 아이

핏물 밴 어둠 속으로 하루살이처럼

파리지옥에 달라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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