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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의 고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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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52회 작성일 23-03-30 12:53

본문

고요하다는 것


어느 파리 외각의 사무실 집기가 가득한 곳에서

홀로 책을 파고 있거나 창 넘어로 나무들이 울창한 곳

어두침침한 집기실에서 백악기 시대의 익룡이 낼 법한

어느 사나운 새 한마리의 공기 속 진동을 듣고 있는 것

몸을 관통하지 못하고 옆으로 자꾸 울리는 소리들

오토바이 멀리서 굴러가고 더 멀리 아파트 현장에서 자재

부딪히는 소리 들린다 철제가 부딪히는 소리는 속이 비어잇어

텅텅 거리고 나무 부딪히는 소리는 더 둔탁한 소리가 들린다

자동차 굴러가는 소리 다시 오토바이 저 멀리서 왔다 저 멀리로 

가는 소리 그리고 타자치는 소리 멈췄다 들렸다를 반복한다


이건 최면을 일으키는 환각제 머리 속 달팽이관 깊은 곳에서

시끄러운 소리들이 멀리 떨어져 있어 숨죽이는 소리

입을 닫고 가만히 글을 써가는 소리 

마음은 분주해져 맥박이 두근거리는 몽한을 일으키는 

어느 봄날의 오후의 소리

배가 부르고 날씨가 쾌청하고 아무 걱정이 없는 

고통 속에 사는 이들이 원하던 도파민이 나오는 환각의 상태

소리들이 멀리서부터 모두에게 들리는 것 같지만 

배경 속에 몸을 감추면 나 하나만을 향해 밀려와 고립된다

고요가 집요하게 고집하려는 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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