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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손이 다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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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77회 작성일 22-08-13 19:43

본문

흰 손이 다가와 



    밤은 허기로 가득했고 더운 열기에 잠이 깼다 이른 시간 이리 나와 있는 것도 오랜만이고 네가 나를 보고 있다는 것도 어쩌면 이 허기진 배를 채워주기 위함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고 우리는 냉장고 문 열며 빨갛고 노란 파프리카를 밀폐 통에서 꺼내 먹었고 우유 한 잔을 비우며 달걀부침을 하다가 기름이 손목에 튀어 올랐다 그러나 너는 떡볶기를 먹었잖아

    반바지를 입고 문을 나서며 아까 먹었던 식단을 생각하며 걸어가고 그것은 수천수만 길에서 가로등처럼 불 밝힌 거리의 호명, 부서지고 꾹꾹 짠 베타카로틴과 레시틴 그 외의 금속성 물질까지 어둠에 안착하여 성곽을 이룬 눈빛을 먹을 것이다

    떡볶이 먹은 너는 없고 침대에 누워 두 다리 쭉 뻗고 천정을 응시하며 있었으니까 밤은 밤을 향해 걸어가기로 하고 이상한 풍경을 몰며 이상한 밀실로 가고 그릇된 방향은 분명 아니라 정원과 천국의 잎사귀로 가득한 물을 당기며 보는 저 위의 세상은 오늘도 난삽한 무지개의 분투

    팬다와 뽄다, 그 가위를 들은 단상은 무지갯빛 얼굴로 오려내고 이장하였다

    이장한 얼굴 속에 들어가 울고 있는 저 밤의 허기, 목이 부은 표정으로 마른 입술을 묶은 채 챙이 깊은 모자를 쓰고 얼은 붙은 세상의 호수 바닥을 다시 야무지게 걸으며 이 세상없는 자리 거울에 가 앉기로 한다

    이 여름, 땀 뻘뻘 흘리며 먼 산을 바라보고 있으니까 잘려나간 흰 손이 다가와 굵은 땀방울을 닦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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