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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은행나무 한 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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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4회 작성일 25-12-2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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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은행나무 한 그루


 정민기



 발라 먹은 갈비처럼
 뼈만 앙상한 사람이 서 있네
 햇살 내려와 은행잎인 듯
 샛노란 옛 기억으로 반짝거리네
 이따금 유체 이탈한 바람 소리
 귀가하는 사람들의 발걸음,
 겨울 은행나무 한 그루 서 있는 길
 시린 저 앞으로 걸어가고 있네
 바닥에 널브러져 뻐끔거리는 은행잎
 대여섯 마리, 십여 마리ᆢᆢᆢ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네
 은행잎이 헤엄치는 어항인 듯
 추운 날 더 단단해진 은행나무 한 그루
 기억은 만리장성이라도 쌓을 것처럼
 희디흰 겨울의 마음 그 정중앙에서
 낮은 자세로 고개 숙이는 겸손함,
 주머니에 손 넣고 휘저어도
 잡히는 거 하나 없는 가난한 사람이
 은행나무 한 그루 앞에 서 있네
 마음이라도 밝고 선명해져
 노르스름히 은행잎이기를 바라는
 눈동자가 비린 오늘 같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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