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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 화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화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202회 작성일 22-07-07 11:25

본문


달빛에 하얗게 꽃 피었다가

낮이면 해 부끄러워 꽃잎 오무리는,

그 소박한 박꽃에 취했다던 사람들아,


여름 대낮에 무리지어 홀딱 벗은 모습으로 꽃 피고는

저리 붉게 타오르고,

저렇게나 당당할 수 있냐고,

능소화 보고 욕하지 마소.


뜨거운 여름 태양에 민 얼굴로 맞선,

선홍의 다섯 조각 꽃 입술 과한듯 하여도,

능소화 화사함은 어느 나리 못지 않소.


다른 나무에 기생하여,

벌겋게 꽃 도배해준 것 하나로,

주인 행세 한다고 욕하지 마소.

능소화 화려한 치장으로 그나마 그나무 말년이 빛나는 것이라오.


고택 담 위에 무단히 올라

하늘 높이 꽃나팔 불더니,

길 가는 낯선이들 내려다 보며,

주인이 하인 보듯 한다고 욕하지 마소.


날 키워주고 바라다 봐준,

고택 옛주인이 그리워서 그러려니 하고,

바닥에 떨어져서도 의연한 내 통꽃의 기상을 봐서라도,

부디 밟지 말고 그냥 지나 가시구려.

댓글목록

등대빛의호령님의 댓글

profile_image 등대빛의호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능소화나무를 예쁘게 본 기억이 나서 시제에 끌려왔습니다
경북에 유명한 능소화나무가 절단된 사건이 있었다는데 시에 오버랩 되어 읽혔답니다
실명시키는 꽃이란 누명 때문이려나요 아니면 관광객이 시끄러워 부린 심보이려나요 아쉽게 됐지요

화리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화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tang님, 등대빛의호령님 댓글 감사합니다.
시마을에 제 첫 글입니다. 들러주신 분들 감사하고, 시인님들의 시상과 감성에 놀라고 있습니다.

예전엔 능소화가 귀하여 마을에 그저 한두 나무 정도였는데 요즘에는 너무 흔하게 보여 꽃으로써의 위상이 떨어진 듯 합니다.
어렸을 적에, 능소화 필 때 여름방학 시작하였으니 늘 반가운 꽃이었지요. 그렇게 귀하고 사연 많은 꽃인줄 모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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