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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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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63회 작성일 22-06-03 16:26

본문

6에 대하여 / 백록

 



육땡의 초로가 6월을 맞이했다

며칠 후면 6

현충일인데

대개 보리를 마무리하는 망종芒種과 겹치는데

사람의 망종亡終으로 읽히는 건

다분히 의도적인 듯

 

적그리스도의 상징

악명 높은 숫자

과연 그럴까 싶은 ‘666’이 얼씬거리는데 오늘따라 그 숫자가 까끄라기처럼 까끌하다

훌훌 털어버리자는 육식六識이 옥상을 향한 계단을 오른다

흐린 눈을 비비며

막힌 귀를 쑤시며

들숨의 코를 벌름거리며

날숨의 입을 까발리며

무거운 몸뚱이를 이끌고

몽롱한 의식을 깨우치며

 

! 마침내 하늘과 땅의 경계다

애초의 천지현황天地玄黃을 부르짖었을 지난날의 파란색과 빨간색, 그리고 그 어중간의 

색과 색들이 뒤섞이며 무지개로 그 구별을 낳았을 통증들이 공즉시색空卽是色처럼 얼씬거린다

두루 섞이면 보랏빛이라는 생각으로

산기슭으로 짙푸른 나무들 우거지고 들녘으로 드문드문 황금보리들 눈부시다

동쪽으로 주기도문의 십자가가 비친다

서쪽으로 바라밀다의 관세음이 비친다

 

근처 마을 포제의 터무니도

허기의 추억으로 어룽거린다

마을 사람들의 복을 빌며

그들 대신 두 눈 지그시 감은

도새기 머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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