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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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공중 정원에 들어서자
회색빛 하늘도 외로운지 몸을 웅크리고
비가 내린다
동그랗게 말린 우산 속
동그란 얼굴들이 굴렁쇠처럼 여기저기
굴러다닌다
동그랗게 퍼져나가는 비의 파문들
어깨를 툭치며 건네는 비의 안부가
안개 낀 도시에 빗방울로 모여들어
원을 그리며 거리를 오간다
눈이 내린다
창밖 스쳐 지나가는 사람의 풍경들
가지마다 수북이 쌓여 있다
시간의 무게를 버티지 못한
졸가리의 등뼈가 우두둑,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주저앉는다
꺾인 무릎 아래로 손끝이 닿으면
눈의 결정들이 빗속에 먼지처럼 부유하고
낙원탕 지나 골목 어귀에 접어들자 녹슨 철대문 앞
남자아이가 읽다만 책처럼 쪼그려 앉아 있다
요의를 느끼는지 겁에 질린 아이가 빙글빙글
땅바닥을 지렁이처럼 기어 다니고 있다
비의 악사들이 공중정원에 모여들자
빗방울로 연주하는 비의 협주곡이 연주되기 시작했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카페의 창 밖으로
우산처럼 조용히 펼쳐진 비와 눈의 협주곡 잘 감상했습니다.
이곳 수도권은 진눈개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편안한 밤 되십시오.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보고 싶은 친구를 만나듯 읽고 싶은 책을 읽고
듣고 싶은 음악을 맘껏 들을 수 있는 이 순간이
행복합니다.
행복하십시오. 이 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