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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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12시 1분에 심장을 잃은 벽시계를
쓰레기 분리수거함 옆에 내다버렸다
시간의 그물에 걸린 수많은 사연을 묻은 초침의 마지막 숨이
날짜변경선을 힘들게 넘기는 순간
우주에서는 또 하나의 별이 분열했을 것이다
고단한 길 위에 벗어 놓은 신발 같은 시침의 긴 침묵,
마치 생을 말아쥐고
지상 순례를 끝마친 이를 위한 레퀴엠처럼 무겁다
영원으로 이어지는 둥근 원안의 숫자에 생의 핏줄이 감긴
우주의 숨소리가 들어있다
누구에게나 부여된 원안의 숫자,
마음을 읽는 언어가 되어 때로는 가슴 떨리고
때로는 고통 자국을 남긴다
시간의 그물 속에서
슬픔을 잊기 위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고 벼랑에 집을 짓는 사람이 있다
눈을 감아야 세상이 잘 보이는 사람도 있다
시계가 시간을 놓아버린 표정, 명제를 찾는 철학자의 열굴이다
해탈에 든 열반송이다.
댓글목록
탱크1님의 댓글
오랜만에 댓글 남겨봅니다 특히 숫자에 생의 핏줄이 감겨있다는 부분에서 비유가 참으로 적절하다 싶어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시계가 시간을 놓아버린 표정 또한 멋들어진 표현이네요 시 잘 보았습니다 좋은 시 계속해서 남겨주세요 누군가에게는 또하나의 기쁨이 되기도 합니다 좋은 밤 되시길 바랍니다
수퍼스톰님의 댓글
부족한 글을 좋게 보아주시고 글까지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글을 써야 하나봅니다. 한동안 글쓰기를 멈췄는데 무당이 굿을 안 하면 아프듯이
글쓰는 병이 도져 다시 쓰게 되더군요.
늘 건필하십시오.
콩트님의 댓글
12시 1분에 심장을 잃어버린 벽시계,
마치 제가 영원으로 이어지는 둥근 문 앞에 서 있는 기분입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수퍼스톰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꽁트 시인님
행복한 주말 보내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