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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년 춘분의 단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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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70회 작성일 22-03-20 09:38

본문

임인년 춘분의 단초端初 / 백록

 

 

 

북악산 기슭 청개구리들 야단법석이다

내일이면 완연한 봄인데 웬걸 눈이 내렸다며

도로아미타불의 경전을 외우고 있다

이러쿵저러쿵

그 와중에 부르는 노랫말이 이명을 울리며 몹시 처량하게 들리는데

그 줄거리인 즉,

마스크 속이라 그런지 그 정도가 하도 기가 막혀

마침내 귀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울고불고 온통 난리통이다

근처에서 이 소문을 들은

두꺼비 왈,

 

니들이 아무리 지껄여 보거라

내 귀가 그리 얇지 않다는 걸 몰라서 그러느냐

나야말로 생긴 대로 천하의 더터비며 두텁이며 둗거비인 줄

아직도 몰랐단 말이냐

아무튼 좋다

그러면 니들이 준다는 새집은 과연 어디더냐

위헌의 세종이더냐

위험한 송악산 자락이더냐

내가 어디로 간들 니들이 왜 안달복달이냐

걱정들 말고 얼른 비울 준비나 하거라

그 터무니는 애시당초 이 나라 백성들 것이니

봄꽃이 지기 전에 돌려줘야 하느니라

 

그만하면 지금쯤 알아들을 만도 할 텐데

그럼에도 청개구리들

어쩌고저쩌고

왈가왈부

시작이 반이라는 기억은

어느새 까먹어버렸는지

아마도 지난날

촛불이 그리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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