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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를 받아 적는 여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39회 작성일 22-03-10 19:08

본문

 


색채를 받아 적는 여자



머리 위에서 쨍강거리는

 

올리브나무 잎들은 모두 


청록빛 칼날들을 출산 중이었습니다. 피부를 베이면서 


한여름 햇살이 그 칼날들 사이를 투과해가는 중입니다. 여기서는 그 여자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지만, 피 튀기며 난자 당하고 있는 색채들이 들려옵니다. 그 여자가 문을 닫는 소리입니다. 긴 계단을 걸어 올라가


달팽이가 기어간 점액질 자국을 뒤에 남기는


머언 풍경이 내 망막 안에 비칩니다. 그녀의 시집을 펼칩니다. 얼굴도 없는데 


끈끈한 점액질 안으로 빠져 들어가는 음표들마다 


피가 묻어 있습니다. 부드럽게 허공에 붙들린 홍매화마다


하혈을 하는 중인 것입니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혼밥을 먹는데
혼자서 요리하고 혼자서 서빙하는 그녀 속으로 제가 빨려 들어갔어요
혹시 그분?

잘 감상하고 가요. 시인님^^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실존인물은 아닙니다. 찰나의 순간에 지나가는 색채들 속에서 삶과 죽음을 반영하는 인물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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