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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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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04회 작성일 22-02-25 23:31

본문

백내장



눈 뜨기 싫은 아침

차라리 눈 뜨지 말았으면

이기의 끝장판이 출렁거리는 아침

아침이 오면

눈빛에 그을린 눈깔사탕이

현관 앞에서 황색 구두를 킁킁거리며 탐색한다

황색 구두는 구겨진 대로 

허옇게 백태가 낀 눈깔로 누렇게, 뒷굽이 까진 발목을 끼워 넣고

늦은 아침을 억지로 걷는다

낡은 구두가 겸연쩍게 나를 한 번 힐끔 쳐다보더니 하루 종일 이리저리 끌고 다닌다

너는 나를 살리는 화수분일까

나는 너를 짐작한 쿤타킨테였을까

비겁하게도 나는 구김살 한 점 없는 팔팔한 구두가 좋다

온종일 쿰쿰한 나의 발냄새 조차 감당한 너에게

나는 오늘도 배신자의 낙인을 찍는다

현관 앞에 던져버린

방향감각을 잃어버린 망막 속으로

단내에 일그러진 버러지가 벽면을 타고 위태롭게 기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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