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에 못 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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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에 못 박기
꿈의 영역이거나 허공의 늪이거나
망치로 시간의 대가리를 내리치는 일은 비장하다
두들길수록 선명해지는 건 어둠의 깊이
망치도 나도 돌아갈 수만 있다면
조용히 우는 법을 배운 바람처럼
벽 너머 불면이 꿈속으로 건너와
자기도 비슷한 아픔이 있다며
손을 잡아주지 않아도
잠자던 짜증까지 흔들어 깨우며
엽기적이라고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 않아도
철문을 두들기며
날이 밝은 뒤 해주시면 안 될까요,
끝이 뾰족한 예의를 문틈으로 들이밀지 않아도
무호흡증 환자를 지켜보는 벽시계의 고뇌처럼
삐걱거리는 보폭으로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어둠은 저 혼자 자신의 운명을 감당해야한다는 걸
알기에
불면은 벽 너머에도 또 다른 불면이 있다는 걸
알기에
골목길은 발자국들이 깨어 뒤척이고
망치와 나는 모난 죄책감을 챙겨들고
어둠의 배후로 몸을 숨겨야할지도 모른다
죄의 절반은 밤에 이루어진다는데
어둠은 고백성사로도 잘 씻기지 않는다는데
댓글목록
cosyyoon님의 댓글
어둠의 개념을 이토록 분석하실 수도 있군요.
어둠에서 파생되는 여러 개념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신 듯 한 느낌!
시인님의 멋진 솜씨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옥고를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리자님의 댓글의 댓글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향필 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