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틱한 나무에게
페이지 정보
작성자본문
에로틱한 나무에게
너는 항상 날 유혹했었지, 아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봄에는 봉긋 솓는 연푸른 숨결로
나의 이름을 부르곤 했어
호명할 땐 맑은 꽃 향기가 가득했지
한여름엔 풍성한 푸른 옷을 입고선
시원한 양산을 받쳐든 채
열기에 지친 나를 안으려 했어
가을이 오자 더욱 대담해졌지
곳곳에 붉은 립스틱과 노란 메니큐어로 화장을 하고
어깨와 가슴이 파인 의상을 입은 너는
불꽃 축제를 기다리는 무희에 다름없었고
겨울이 오자 너는 필사적이 되었던 거같아
살을 에는 추위에 아랑곳 없이
깊이 숨긴 내의까지 다 벗어던지고
벌거숭이로 섰어
모든 사지와 가는 목을 하늘로 들어올려
은밀한 부위도 고스란히 드러낸
갈색의 나신!
한 톨, 한 털, 한 주름도 숨기지 않는
너의 진실 앞에
난 결국 무릎 꿇고 말았다
나의 연인, 겨울 나무
댓글목록
사리자님의 댓글
나무를 이렇게 사랑할 수도 있군요.
읽다보니 나도 혹시 나무가 아닌가
발등을 내려다 보게 되는
마력이 있습니다.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cosyyoon님의 댓글의 댓글
시인님!
누추한 곳에 방문하여 격려의 말씀을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인님의 시에 저야말로 녹아들고 있습니다. ^^




